나는 지금 六十四年이다.
雪寒風零下十一度의 三更이다.
그대도 잊을 수 없는 날 어느 날이 있는가.
그대는 지금 몇 년이나 되었는가
구비구비 이 고개 저 고개
江을 지나고 마을을 지나고
山을 넘고 또 山을 넘고
나는 지금 六十四年이다
옛날 高等學校時節이 있었다
거의 半世紀前
파하란 이끼 속에 파묻힌
傳說의 時節이 있었다
高等學校를 卒業하고
大學進學을 멈추고
大學進學을 위하여
어느 先生님 門下生으로 一年間을
個人指導를 받았던 時節이 있었다
어린 나이에 서울이 너무 커 보였고
서울로 留學을 가기 爲해서
一年間을 더 工夫해야겠다고
스스로 결정한 날이 있었다
先生님 댁은 영산강이 흐르는 푸른 江가
시골의 작은 邑마을이었다.
日本사람이 日政時代에와서
살다가 놓고 떠난
日本式 빨간 양철 지붕이었다
그 빨간 양철 집 家屋에
19살 먹은 더벅머리 少年이 있었다.
새벽이면 일어나
넓은 “たたみ房”이며
化粧室까지를 깨끗이 淸掃하고
先生님께 아침 問候를
드리던 날이 있었다.
師母님은 東京出身 日本女性이셨다
밤과 낮으로 그림을 그렸었다
낮이면 영산강 뚝을 멀리 거닐며
水彩畵를 그렸고
집에 와서는 “쎄네카石膏像”을
“たたみ房” 선반 위에 올려놓고
木炭으로 뎃생을 했다.
그로부터 滿一年만에 나는 서울로 왔다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大學에 入學을 했다
나에게 있어서 영산강의 일년은
무슨 의미를 갖는 시간이었을까
만약에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그래도 내 運命은
오늘의 이 地点이었을까
零下十一度의 三更이다
깊은 잠에 빠질 수가 없다
틀림없이 나이 탓일게다
이 나이가 되면 特히 두려운거가
回想속으로 墜落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무치도록
그리워지는 것이다
지난 여름에 진도 앞바다 觀梅島로
避署를 가는데
車가 영상江을 건널 때 나는 보았다
江가에 그대로 서있는 빨간 양철지붕
나는 그 집을 보았다
나는 깜짝 놀랬다
半世紀가 지나 지금 나는 半白인데
빨간 양철지붕은 그 모습 그대로
그 곳에 完全하게 남아있었다
목이 매였다
그리움이 온몸을 전율시켰다
머리가 하얗고
시들을 대로 시들은 늙은이
이 늙은이에게도 그런 것이 있었다
누가 알리오 그대의 人生을
나는 알건가 나의 人生을
이 겨울이 가고
또다시 새로운 봄이 오리니
2001. 2.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