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후기(作家後記)
 과 小品集一卷, 二卷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꼭 그것이
자기가 바라는 完成된 작업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 후로 한참 후에 "나는 또 나에게 속았다." 였다. 小品集一卷, 二卷은
絶對로 속지 않고, 바보 같은 짓이 아닌 진짜로 修正이 필요치 않은 完成된 冊을 만들리라는 스스로의 覺悟가 되어 있었다. 비록 存在가 보잘것은 없지만, 어차피 造形人의 隊列에 서 있는 한 사람으로써 그동안 그렇게 몸살 발광을 했건만 나이 六十三年이 넘도록 넘지 못한 고개가 있었는데, 그래서 造形人으로써 그 峻嚴한 隊列에서 항상 떳떳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어느 造形人이나 아주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의 얼굴" 表現이었다. "왜 나는 여기에서, 絶對의 生命인 여기에서 解放을 이루지 못하는가?...." 그것이 그에게는 철천지 恨이었다. 그는 繼續理解되지 않은 엉뚱한 짓을 되풀이했고 말하자면 안타깝고 슬픈 試行錯誤 였다. 마침내 그 疑問을 立體作業을 通하여 解答을 얻을 수 있을까하여 집에 彫塑空間을 만들어 놓고 수많은 彫塑作業을 試圖해 보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지랄발광이 立體的으로 發生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生命이란 질기고 모진 것이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疑問 속에서 運命을 개탄하며 그는 단 하루도 편안할 날 없이 꾸준히 스스로에게 속고 살아 왔었다. 그는 칼자루가 아닌 칼날을 잡고 항상 畵幅앞에 섰었다. 그러다가 2000년 말경에 진짜로, 요번엔 진짜로 그가 그동안 그토록 넘으려고 最先을 다했던 고개. "人物의 얼굴表現"에서 해방을 맞았다. 그것은 하나의 細胞였다. 細胞質의 內部壁이었다. 그리고 그는 하나가 되었다! 마침내 "고개"를 넘고 절대의 의문을 두 쪽으로 쪼개고 그 속을 확인 한 것이다. 최근에 그는 "이제 나는 눈을 감고 떠날 수가 있다!"는 대단히 고맙고 소중한 자신을 소유하기에 이르렀다. 어떠한 경우에도 예를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낸다하더라도 스스로에게는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것이었다. 그는 세상이 자기를 버리더라도 전혀 슬프지 않고 당당한 자기세계가 또한 있는 것임도 동시에 간직을 하게 되었다. 참으로 무슨놈의 팔자인지 남들은 어려서부터 그토록 순탄하게 잘도 이어져 오던데 장장 六十 四 年을 그 파란을 겪어야 했다. 이제는 이미 흘러가버린 인생이다. 그는 생활 속에서 유일한 여가가 산에 가는 것이다. 그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북한산을 특히 좋아한다. 작업을 하다가 피곤에 지치고 혹은 작업이 자신감에 넘친다랄지, 무언가 공허함이 몰려 올때면 꼭 북한산을 혼자 올라가는데 어언 20여년, 그것은 바로 그의 일상생활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산은 봄산이 있고, 여름산이 있고, 가을산, 하얗게 눈에 덮힌 겨울 산이 있다. 그에게 있어서 산이 주는 그 생명같은 향기는 산에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것이었다. 북한산은 이제 그것이 산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에게 언제나 그리운 옛날 할머님 품속 같은 것이었고 그와 한 시대를 함께 살고있는 건강한 이웃의 우정이었고, 산은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숨결과 같은 것이었다. 그는 평생을 단 한번도 그러한 숨결을 현실속에서는 만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산을 가까이 하게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삶을 이어가는 데에는 북한산과 같은 산에서 받은 짙은 고마움이 있기 때문에 참 좋았다. 그런데 요즘 그는 산엘 가지 못하고 살아간다. 지난 8월에 향로봉을 타다가 다친 무릎 때문에 의사가 연말까지는 산에 가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무릎 관절을 다치고서 20여일을 그는 목발을 짚고 병원에 다녀야했다. 그는 요즘 작업을 끝낸 다음이면 얼마나 답답한 시간 속으로 함몰되는 것인지 모른다. 그냥 밤과 낮으로 일 속에 묻혀서 죽어가고 있다. "고개"를 넘고 나서 더 무리가 된 듯 엊그제는 얼굴이 무거워서 거울을 봤더니 꼭 병자처럼 얼굴이 멀겋게 부어있었다. 그는 시들대로 시들어 껍데기만 남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서 오직 슬프고 한스럽기만 할 뿐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에 평론가 S씨로부터 프랑스의 逸話를 한 토막 얻어들었는데 그 후로 그것이 그를 떠나지 않고 그의 가슴속 오른쪽 한곳에 간직된채 그에게 남아 있었다. 파리에서 19세기를 회상하면서 19세기를 소재로 전시를 열었는데, 당대에 그토록 찬란하고 시대의 아랫목에서 그토록 커다란 영화를 누렸던 태양같은 사람들이 이승을 떠나고 세기가 바뀔 무렵에는 아예 흔적마저 찾을수가 없더란다. 가끔가다가 그들의 흔적이 한점씩 발견되기도 하는데 어느 미술관 지하습한 곳에서 썩고 반만 남은.......그야말로 몰골마저 처참한 그런 것이었더란다. 하기야 되돌아보면 그말이 그럴듯한 것이 고호며 고갱이며 세잔느며 로트렉, 모딜리아니........들의 존재가 현재는 남아있을 뿐이다. 우리는 당대에 평가받고 싶어하고 자기 죽으면 세상 또한 끝난 것으로 생각한다. 마치 스피드 경쟁이나 한것처럼 서로 한발자국이라도 앞서 가려고 가히 살인적이다. 때때로 심판자를 속이기도 하고 반칙을 서슴없이 저질른다. 가슴에 휘황찬란한 훈장들이며 어마어마한 직위들을 소유하고 저토록 으리번쩍하게 世上에 君臨한다. 진짜 필요하고 절대 소중한 자기고민을하는 자들은 이들이 두려워서 길 가운데로 나와 제대로 서서 걷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인간사회의 역사적 현실인데 누가 이것을 어찌 할 것인가! 살아서 발표전다운 발표전을 한번만이라도 갖고 싶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그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남아있을 때 그는 스스로의 作品 앞에서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한번은 돌아보고 싶은 것이다. 작업실이야 비좁은 공간에서 그것들을 어떻게 펼쳐볼 수 있는 것인가. 그에게는 희망이 또 있는데 그가 떠나기 전에 손수 검정을 거쳐 소박한 畵集을 한 권 갖는 것이다. 하기야 이것들이 전혀 손에 안 잡혀도 그는 이제 가볍게 떠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衷心으로 고마웠다. 세상에 아둔하고 어리석음을 끝내 탈피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이 험준한 survival game에 오로지 붓 한 자루에 의존한 채 뛰어들었다. 그에게 있어서 다른 길은 아무리 발버둥치며 물색을 해봐도 끝내 다른 통로가 그에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무서운 어둡고 습하여 하늘도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함정만 그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가끔 그가 조형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함정밖에 다른 길을 찾지 못했는지 아니면 그는 멍청하고 저능해서 가는 곳마다 벼랑이고 함정밖에 못 만났기 때문에 오로지 조형에만 의존을 하게 됐는지 그것을 구별하지 못했다. 그 많고 많은 고마운 사람들 중에 그에게는 평론가 吳光洙씨가 있었다. 그는 류병엽이를 처음으로 활자화해서 세상에 알렸다. 그리고 평론가 成完慶씨가 그에게는 고맙다. 평론가 김윤수씨가 그에게는 고맙다. 서울미술관 林世澤관장, 仁화랑, 國際화랑, 그로리치 화랑, 부산의 공간화랑, 圓화랑 鄭基鎔씨 그리고, NewYork의 朴景綠씨......한결같이 그립고 그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釜山에서의 따뜻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이 사람들에 의해서 그의 오늘은 남아있고 어쩌면 내일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분간은 남아있을 듯도 하다. 1990년도에 들어서서부터 류병엽의 목 뒤에는 거대한 톱이 걸쳐졌다. 그리고 초인간 적 막강한 힘에 의해서 그톱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연약한, 한없이 연약한 그 림쟁이의 목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무슨힘이 있어서 그 거대한 鋼鐵의 톱날을 참고 견뎌낼수가 있을건가? 3년을 더 견디지 못하고 류병엽의 목은, 두동강이가 되고 차가운 땅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피를 흘리며 처참한 그의 머리통은 땅 바닥에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이골목 저골목으로 굴러다니기 시작하고 마침내 그 머리 통은 공기 빠진 축구공처럼 그런 몰꼴 사나운 것이 되고 말았다. 이사람도 걷어차고 저사람도 걷어차고 류병엽의 머리통은 저주와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느 나라에서는 성공한 작가가 죽으면 그작가에게 國葬이라는 예우를 베풀고 사회 전체가 작가를 보호한다. 아예 자가의 목을 잔인한 톱으로 짜르는 도살행위란 상상할 수 도 없다. 하물며 그 작가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의키는 범죄 행위가 있었던것도 아니었다. 화랑이 작가를 초대하거나 전속 작가로 받아 들이는 일이란 100% 화랑의 自由권한 이다. 이 신선한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는 세상에 없다. 반대로 작가가 화랑의 초대를 받아 들이지 않거나 전속 작가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는 것 또한 작가 의 권한에 속한다. 작가에게 있는 그 마지막 권리를 누가 박탈할수 있을것인가? 지금 우리 사회에는 류병엽이란 작가는 없다. 1990년대 초에 목이 잘리고 그후로 공기 빠진 축구공처럼 썩은 악취를 발산하며 굴러다니는, 지금 우리 사회에는 저주받는 그 의 두개골이 있을뿐이다.!! 애초에 2001년 가을 단풍이 붉게 젖은 계절에 "小品集 三卷"은 만들려고 했었다. 그는 힘들고 벅차더라도 이 작업은 그의 책임이며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꼭 그것을 실천하려 했었다. 그런데 表화랑에서 cyber museum을 만들어주겠단다. 그는 그 엄청나고 중대하며 무한의 책임을 져야하는 작업을 선뜻 받아드리지 못하고 4~5개월을 망설였다. 그 엄청난 작업을 받아드리고 나서 화랑측에 피해나 주게되지 않을까 겁이 앞서고 용기가 나지 않은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이 과분하고 영광스러운 제안을 받아드렸다. 여기에 수록된 작업중 소묘들의 대부분은 미완성작들이다. 이것들은 그동안 꾸준히 수정 작업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이제 마지막으로 몇 곳만 터주고 이어주는 수정작업만 하면 완성이 될 것이다. 혈관에 더운피가 돌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마지막 작업을 대기하고 있는 것들이다. 현재 수중에 남아있는 것들은 꾸준히 수정 작업을 통해서 정리되고 있다. 글씨 같지도 않은 글씨 몇 cuts을 삽입하는 것에 대해서 특히 부끄럽다. 그는 참 별난 운명으로 1986년 10월에 이 글씨에서 한 방울의 쥐약을 먹었는데 그것이 독이 되어 그 독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그 지랄발광을 멈추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다가 금년 중추절에 마침내 독에서 풀려났는데, 약 15년의 운명적인 발광의 결과가 겨우 이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글씨를 안쓰고도 살아갈 수 있다. 한 사람에게 그것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러운 사건인가! 이제 글씨는 그에게 오로지 고통만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고 사랑스러운 이웃이 되었다. 젊어서 陶瓷器 공장에 찾아 다닌적이 있었다. 한치앞도 분별하지 못하고 살았던 30~40대 초였다. 그러다가 그는 스스로 도자기에 지나치게 빠져든다 판단하고 발걸음을 멈췄었다. 그 무렵 그는 도자기 성형을 위해서 자기의 조형시각과 조형감정으로 약 80여점의 형태를 Croquis해 놓았다. 이것들이 도자기가 되어 새 생명으로 탄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것들은 요번 표화랑의 cyber 작업에서는 뺀다. 그는 그의 인생에 기회가 주어지면 그것들을 실제작업으로 한 200~300점만 직접 작업을 해보리라 고이 간직하고 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그의 소중한 이웃이 될 '말로만 잘한 사람" 말고 커다란 체험을 통한 진짜 도자장인을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감사할까! 앞으로 『Ryoo, Byung Yup Cyber Museum』은 꾸준히 up grade 될 것이다. 어차피 시작된 일이고 이제 이 작업은 류병엽에게 인생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진정 이것은 그의 인생에 예기치 못한 귀하고 귀한 선물이다. 따라서 小品集三卷은 그 작업을 당분간 보류한다. 곁들여서 요번 Cyber Museum 덕택에 별도로 우선 1000점만 slide를 CD(diskette)에 완전하게 인쇄용으로 저장을 한다. 그는 slide가 세월이 가면 퇴색이되고 변질이 되어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몰랐다. slide는 영구적이라고 잘못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CD안에 저장을 해두면 거의 영구적이라 한다, 그것들을 4등분해서 소품형, 30~50호형, 100호형, 200~300호형, 500호형, 1000호형으로 분류해서 작업을 맞추어가고 있다. 信井space 최영만 社長이 이 까다로운 작업을 하느라고 고생을 하고 있다. 최영만 사장은 류병엽에게 小品集一卷과 小品集二卷을 만들어 주면서도 그것을 끝까지 고맙게 완수해줬었다. 지금도 류병엽은 Internet용 Diskette CD판을 집에서 외로울 때마다 펼쳐보곤 한다. 붉으레하게 젖은 눈빛으로 스쳐간 시간들을 회상하곤 한다. 끝으로 表화랑 表美仙씨와 表화랑의 직원들께 특별히 고맙다. 류병엽이는 성격이 거의 100% 단점 덩어리이다.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인색하다. 아주 못되게 급박하다. 이런 것들이 항상 상대에게 손해만을 안겨주게 되고 수시로 상처만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이것을 고치려해도 천성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에 만나고 류병엽이는 表화랑으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요번 Cyber Museum 작업분량만 해도 그것이 얼마인가! 다시 말하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진 것이다. 어쩌면 류병엽이는 이 빚을 정녕 갚지 못하고 사라지게 될 것이다. |
| 2001년 10월 10일 於北岳山三更 류병엽은 쓴다. |